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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지라니합창단 이야기

발*스 2009-07-24 4701

파파일기



한국과 미국공연에 함께 했던 일명 큰 루시가 연습실에 와서 스텝들과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텝 크리스틴을 불러 이유를 물어보니 루시 할머니가 많이 아프시단다.
루시는 엄마와 아버지 없이 할머니와가 하루벌이 일을 해서 살고 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많이 아프시단다.
그것은 곧 생계문제로 직결되고..
작년에 미국공연을 다녀 온 직후 분당 할렐루야 교회 의료 봉사팀이 오셨을 때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진료를
받은 기억이 있는 터인데 이번에는 더 심각하시단다.
그런데 그 순간 파파라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불리는 내가 생각한 것이 고작

“이런 경우가 많이 발생하면 그 때 마다 우리가 어떻게 다 도울수 있지? 어떤 규정을 만들어야겠다”

였으니…스텝들이 루시 집에를 가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말에 함께 따라나섰다. 물론 고로고쵸로..
거동이 크게 불편하신 할머니를 모셔야 하기에 차를 타고 루시집으로 가는 동안 ..
갑자기 멍해진다.
내가 여기 온 이유가 뭔데...
앞으로 발생 할 유사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를 내가 왜 걱정 하고 있는 데..
하나님께서 가라 했고..그래서 선교사로써 아무런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님이 주신 자격을 내가
판단 해서는 안된다는 응답으로 여기에 온 것을 ..
그럼 내가 할 일은 하나님이 우리 앞으로 보낸 연약한 자들을 위해 주님이 일하시도록 나를 비우는 기도면
충분할 것을 …
역시 인간이란 착할 가망이 전혀 없는 아니 그것이 다른 이들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나는 전혀
스스로 선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임을 다시 고백하며
꿀렁 꿀렁 하는 고로고쵸길 위에 있었다.

잠시후 도착.
핸드폰으로 불을 밝히며 2층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서 신음하며 누워계신 할머니를 부축하고 고로고쵸안에 있
는 미국 NGO단체에서 만든 클리닉센타로 갔다.
약을 조제하고 주사를 맞고 …식사를 꼭 해야 약을 먹을 수 있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크리스틴에게 루시네에 줄 쌀을 준비하라고 하고 다시 대낮에도 불빛이 있어야 올라 갈수 있는 루시의 집으
로 할머니를 모셔다 드렸다.

“아산티..아산티..”

없는 기운이지만 고맙다는 그 인사를 최선을 다해 토하듯 말씀하시는 할머니는
두손을 싸울 것 처럼 꼬옥 쥐고 계신다.
이 들의 고통을 언제 알았는 지 벌써 클리닉센타를 만들어 놓은 그 단체에 감사하고 바쁜 와중에
본인들의 주어진 업무가 아니라고 우겨도 할 말없는 일에도 벌떡 일어나 나서는 스텝들이 고맙고..
그리고 그래도 주사 한방에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리고 흐느적거리는 목소리라도
“아산티..(THANK YOU)”라고 해주시는 할머니가 고맙고..
거룩하신 하나님에게 우리는 누구나 그저 죄인인 것을 ..
언제나 은혜를 퍼부어 주시는 그런 만만한 하나님이 아닌 구별되어지는 거룩함으로 우리가 그분의 자녀임을
더욱 은햬롭게 생각하도록 하시는 그런 하나님께서 오늘 작은 속삭임을 주신 듯하다.

“희문아..파파야..네가 거기에 있는 이유는 네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이 그들과 함께 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란다.”
그래..난 없는 거였는 데,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는 없었던 거 였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나로 살고 있는 나는 다시 없어 져야 하는 난데..
내가 나를 사랑 하려 애쓰지 않아도 나는 이미 지독하게 나를 사랑하고 있고,
나없이는 못사는 나인것을

어쩌면 모든 순간과 상황이 나의 자존감을 충전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 처럼 생각하고 사는
무지하게 속물인 내가 여기에 왜 있는 지를 작게 속삭여 주신듯하다.
거룩하신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내 눈앞에 있기에..
그래서 더불어 거룩한 그 자녀들이 작게라도 나를 필요로 하기에…
결국 하나님이 내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필요에 의해 ..여기에 내가 서있도록 하셨기에…
이제는 점점 케냐에서 일하는 것이 쉬워진다.
하나님이 시키는 것만 하면 되니까..
주님, 아직까지 저를 이 땅에 보내신 것을 후회하지 않으신다면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아멘..




파파일기 2



단도라 슬럼 지라니 합창단사무실.
케냐 현지 스텝인 크리스틴과 에밀리가 학교를 마치고 오는 아이들을 사무실에 차례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나보고 나가란다.
이 양반들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지 궁금할 겨를도 없이 스왈리어로 뭐라고 하니 이내 아이들이
옷을 벗으려고 나를 힐끗 본다.
뭔지는 몰라도 남녀 칠세 부동석을 넘어 나는 무조건 나가야 하는 분위기.
나가서 남자 아이들은 대기를 시켜달란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라는 거역하기 힘든 그 묘한 분위기.

그리고 30분 가량이 지났다,
그 사이에 남자 아이들도 들어가서 뭔 조사를 받았고.
나도 부를까봐 마음을 졸였던것도 사실.
모든 검열(?)을 마치고 들어가 뭔 일인지를 물었다,
얼굴 표정들이 심상치가 않다.
혹시 무슨 전염병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지역에 돌고 있나...그렇면 피부병?
뭐이런 생각을 할 무렵


"파파..오늘 아이들 속옷 검사를 했어요.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이 너무나 냄새가 나고
그래서 속옷이 어느정도인지를 알아보려구요." 크리스틴의 말이다.

한국공연을 마치고 세컨더리(고등학교)에 올라간 아이들이 귀한 후원금으로 보딩 스쿨로가고
이제 내년에 세컨더리에 입학하는 8학년 아이들은 입시준비를 해야 하기에 합창단 활동이 힘들어서
그 인원을 보충할 신입 단원들을 무지 막지한 경쟁률로 뽑았는 데...
이 아이들의 상태가 기존의 아이들과는 많이 다른 것은 당연할터.
신입단원들의 가장 기본적인 상태를 체크하기로 두 아줌마가 결정을 했단다.

결과는 ...
세계 구석 구석에서 좀 더 가난한 사람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경쟁적으로 담아 오시는
TV프로그램들 덕에 본의 아니게 높아져 버린 감정의 끓은 점으로
웬만해서는 '생각보다는 살만하네~"라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조금전 까지 포옹하며
인사했던 엠마는 속옷을 입지 않았단다
엠마 뿐이 아니라는 것 또한 당연하지만 ..
속옷을 입지 않았다는 것.
15살의 여자 아이가 팬티를 입치 않았다는 것.
긂어 죽는 사람들도 있는 데 속옷을 입지 않은 게 그리 시급한 문제가 아닐수도
생리대를 살 수 없어 천를 겹대서 사용하는 것도 옛날 우리 엄마들도 했던 것일수도.

그런데...이 아이들이 내 아이들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비단 지라니 합창단원 이라는 단체 소속이기에 내 아이들이 아닌 내 눈앞에 있는 아이들이 이 상태라면
얘기는 그리고 마음 가짐은 달라진다.
물이 없어 속옷을 며칠째 입고있는 것 보다 입고 안입고의 문제인 아이들.
하나님이 주시는 새 생명을 잉태하는 귀한 몸을 보여 주는 생리하는 날에 가장 추해지는 아이들.
뭐랄까..뭐라고 해야하지.
무턱대고 내일부터는 속옷을 입고 와. 라고 하면 중고등학교때 무서운 담임 선생님 말씀에 복종하듯
무엇이라도 둘러 입고 올수 있는 아이들이 아닌 ..

이 아이들에게 뭐라고 해야할까...
50실링 100실링(2000원)에 몸을 파는 이 아이들에게 깨끗한 옷을 입고 와서 도와 주려고 하나님이 보내서
왔다고 우기는 무중구(외국인)인 내가 뭐라고 해야 위로가 되고 설득력이 있을까..
"하나님..이유가 있으신거죠? 이 아이들이 이렇게 살게 두시는 데에도 다 이유가 있으신거죠?"
가난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 가난한 어른 사이에 태어난 더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그런데 오늘 내가.. 우리가 한명이라도 만져 주면 그 무한대 깥은 아이들중에 무한대 만큼의 미소를 지을 아이가 한명 생긴다.
내 힘이 작다고 참지 않기를 바래본다,내 힘이 미력하여 얼마의 파괴력이 있을지를 숫자가 아닌
한 생명으로 봐주길 바래본다.
한 두명있는 내자식이 세상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는 것처럼 이 아이들을 전체가 아닌
한명 한명으로 가슴에 넣는 다면 ...직접보지는 못했지만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 우리는 어느 시장에서 만날 듯 하다.
뭐라고 중얼 중얼 거리는 사이에 ...나는 이미 가라 마켓이라는 재래 시장에 와있다, 여러분들과 함께...
뭐라도 입혀야 하니까.


오늘 사랑하기에 참 좋은 날씨다.